-1- 다이무스 홀든은 도망쳤다.이글은 그렇게 짓씹듯 되새기며 가물거리는 그의 마지막 모습을 새삼 떠올렸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임무에 최적화된 복장을 걸치고, 허리춤에는 커다란 도를 비스듬히 걸며, 단정하게 옷깃을 고치고 있었던 그에게로 한걸음 한걸음 묵직한 발길을 돌렸다. "큰 형."".......이글이냐." 잔잔히 가라앉은 부름에 슬며시 고개를 돌린 다...
본디 병원이라는 공간 자체가 아이들에게 막연한 공포감을 안겨주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그 병원이 어디의 무엇을 다루냐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이 덩달아 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가령 소아과에서 '자 아~ 해볼까?' 하고 목감기 검사를 하는 것과, 치과에서 '자 아~ 해볼까?' 하고 말하는 공포감은 분명 눈으로도 보일 정도의 차이가 있지 않은가. 소아과 아이들...
뱀파이어 소재가 있습니다.원작과 연관성 개연성 따위 1도 없습니다. 솔직히 올리는 지금도 몽땅 삭제하고 싶은 충동이 이는 유치뽕짝 글입니다 갓뎀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읽어주세요/ 최근 신문사를, 그리고 여자들을, 나라 안의 수많은 시민들을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하는 희대의 살인자. 이스트엔드의 윤락가인 화이트채플의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 그리고 절대 잡히지 않...
다사다난한 하루였다, 그렇게 떠올리며 다이무스는 드물게 피곤한 얼굴로 미간을 꾹꾹 짓눌렀다. 입맛이 돌지도 않는 아침부터 저의 생일이랍시고 거하게 올라온 만찬 덕분에 자칫 회사에 지각할 뻔 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적당히 물리고 바로 회사에 가려던 자신을 막은 것은 어릴적 부터 제 곁에 있던 한나 유모의 글썽이는 눈시울이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자신의 생일상을...
1#. 새벽이 간신히 걷혀갈 쯤의 이른 아침에 다이무스는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조금 당혹스런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고 있기 바빴다. 분명 어제 저녁, 일을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것까지는 기억했다. 문제는 그 다음, 자기가 자고 있던 사이 갑작스레 바뀌어 버린 공간이었다. 한사람이 지내기에 부족하진 않지만 지나침 또한 없었던 자신의 오피스텔은 하룻밤 사...
※ 하나하나 병 소재 有 1#. 무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여름의 끝지락, 아마 그때쯤이었다고 이글은 회상했다. 유독 바람 한점 없이 후덥지근 했던 여름 날씨 덕에 가뜩이나 낮에는 잠만 자기 일쑤였던 자신을 야행성으로 만들어 주는 것에 한몫을 단단히 거들고 있었다. 해가 지고 슬슬 바람이 불어오는 늦은 밤에서야 밖을 쏘다니며 멋대로 돌아다니기 바빴던 제가 ...
-이쪽은 전부 끝났습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부하의 간략한 보고에 히카르도는 습관적으로 품속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예상범위와 조금도 다르지 않게 끝난 일처리에 드물게 만족스런 웃음이 입가에 퍼졌다. 이것으로 상대 조직들을 온전히 뿌리 뽑은 것은 아니었지만 다시 일어나기에는 제법 큰 타격을 입혀주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최근 들어 잦아지는 항쟁 ...
차가운 날붙이 두개가 양쪽에서 목을 조이듯 불쑥 들어서는 것에 다이무스는 시선을 느슨히 옆으로 돌렸다. 오른쪽에서 들어온 검은 평소 주인이 잘 갈고 손질한 티를 한껏 자랑하듯이 서늘한 예기를 흘리며 피부를 내리긋고 작은 자상을 남겼다. 그렇다고 해서 왼쪽으로 파고든 검이 무시할만한 수준이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일반 검의 1.5배는 되는 길디 긴 몸체를 자...
옛날 옛날에─ 그렇게 시작의 운을 트는 조그만 동화를 밤잠 설치며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사교계의 꽃이라 불리었던 어머니는 언제나 명문 중의 명문이던 가문의 일로 바빴기에 저를 돌봐주던 유모나 전속 시녀가 양손에 책을 한가득 들고 자신의 방으로 찾아왔었다. 어릴적부터 유달리 책에 대해 관심을 보였던 그를 위한 주변이들의 배려 속에서 다이무스는 온갖 이야기들...
"그거 알아? 난 형의 허리에 있는 그 태도가 정말 마음에 안들었던거." 투정, 혹은 어리광을 부리는 듯한 어조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릴적부터 줄곧 느껴왔던 막연한 불안감을 처음으로 입밖에 내밀었지만 이 과묵한 형님은 이번에도 제 말을 철저히 무시했다. 익숙하다면 익숙했고 낯설면 또 낯선 이 반응에 이글은 잠깐 말을 멈추었다. 발치에 감기는 작은 자갈들이...
조금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 해도 다이무스는 동물을 제법 좋아하는 편이었다. 본디 이렇다 저렇다 좋고 나쁨의 기준이 모호한 그로서는 꽤 이례적이게도 '매우 좋아하는 수준' 에 드는 몇 안되는 대상 중 하나라는 것은 상당한 이슈거리였다. 아마 아주 가까이서 같이 지냈을 거라 자부하는 막냇 동생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털 달린 동물이 멀리서 지나가기만 해도 귀신...
"검을 빼라." 그렇게 말하는 당사자의 얼굴은 평소와 같이 덤덤하기만 했다. 다이무스의 손에 들린 태도는 이미 칼집을 걷어차고 제 주인에게 얌전히 몸을 맡긴 상태였다. 보폭을 느슨히 벌리며, 태세를 다잡는 그의 모습은 지극히 올바른 검사의 표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느곳에서 칼날이 후비며 불쑥 들어와도 어렵지 않게 막아낼 수 있는 만전의 수비 자...
사퍼 / 다무른 애정합니다♥ / 마이너틱 왼쪽도 다무가 오른쪽이라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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